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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가는섬]섬섬여수의 '많은 섬'들을 품은...여수 백야도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1/09/13 [00:01]

[차로가는섬]섬섬여수의 '많은 섬'들을 품은...여수 백야도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1/09/13 [00:01]

화정면 백야도


예전에는 섬이었던 곳이 연륙연도교 건설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여수에서도 차로 접근할 수 있는 섬들이 많아졌다. 여수 10경 중의 하나인 오동도는 일찍이 1935년 준공된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 현재도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다. 이어 1984년 돌산대교가 완공되면서 돌산의 향일암, 무슬목, 방죽포 등 명승지를 자동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여수의 섬들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 자동차로 가는 백야도  

 

2020년 2월에는 여수~고흥을 연결하는 화양조발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 등 4개 대교의 개통으로 낭도가 여행객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여수시 웅천에 위치한 장도도 GS칼텍스의 예울마루와 연계하여 여행객이 많이 찾고 있다. 장도 예술공원은 세련된 조각품들과 미술관, 작가들의 창작공간, 카페들로 잘 꾸며져 여수시민들도 많이 찾는 명소로 등장했다. 

 

백야대교


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런 섬보다는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도 느긋하게 즐기면서 여수 앞바다에 떠 있는 섬들을 두루 조망하고 싶다면 화양면 백야도를 추천한다. 등산과 해변 트레킹은 물론 파도가 찰랑대는 몽돌밭, 하얀 등대까지 덤으로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백야도는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18.5km 떨어져 있으며 면적은 4.04㎢, 해안선 길이는 11.3km다. 2005년 여수시 화양면 세포리와 화정면 백야도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완공되면서 여수 섬들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백야도 선착장


육지와 연결되면서 해상 뱃길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백야도가 연륙 되기 전에는 화정면에 속한 개도와 상·하화도, 사도, 낭도, 둔병도 등을 가려면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했지만 다리가 건설되면서 이들 섬들과 가까운 백야도에서도 출발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주민들과 여행객들은 시간과 뱃삯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낭도대교/사진=여수시


백야대교는 장차 여수 돌산~고흥 영남을 연결하는 국도 77호선 백리섬섬길(39.1㎞) 일레븐브릿지(11개 대교) 중 가장 먼저 건설됐다. 이어 2015년 돌산 신복리와 화태도를 연결하는 화태대교가, 2016년 고흥 영남면 우천리와 여수 적금도를 연결하는 팔영대교가 완공됐다. 그리고 2020년 2월 적금대교~낭도대교~둔병대교~화양조화대교가 개통됐다.

 

백호산 오르는 길에 바라본 백야대교. 건너편은 화정면 세포리와 멀리 여수시


이제 남은 구간은 백야도~제도, 제도~개도, 개도~월호도, 월호도~화태도를 잇는 4개의 교량으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추진 중에 있다. 일레븐브릿지가 완성되면 세계 그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해상교량과 남해의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경관이 연출될 것이다. 

 

이렇듯 일레븐브릿지의 중심에 서 있는 백야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백야마을 뒤편의 백호산(286m)이다. 백호산은 멀리서 보면 투구처럼 둥실한데 바위들이 흰색을 띠고 있어 ‘흰 범이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백호산 정상 오르면 '여수의 섬'들 다채롭게 볼 수 있어  

 

백야도 선착장은 화정면에 속한 섬뿐만이 아니라 남면의 금오도를 가려는 산악회 버스들과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온 여행객, 그리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로 늘 붐빈다. 선착장 주변에는 식당과 편의점이 있어 간식거리를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선착장에서 지근거리인 우체국 아래에 '백야도 손두부집'이라는 맛집이 있어 온기가 전해오는 손두부를 맞볼 수 있다. 

 

백야도 등산로 및 생태탐방로/자료=여수시

 

등산 안내도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백호산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늘 일정은 백호산 정상까지 등산 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생태탐방로를 트레킹 할 계획이다. 이어 차를 몰고 백야도 등대까지 가서 등대와 그 아래 해변 경관을 구경하기로 한다.

 

백호산 탐방로 입구


백호산은 1~3봉까지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숲이 우거져 그늘을 가려준 덕분에 여름 산행에도 무리가 없다. 1봉을 오르다 우측으로 되돌아보니, 발치 아래 아치형의 백야대교가 보이고 멀리 디오션 골프장도 조망된다.

 

1봉 아래 나무 데크 길


등산로는 편안한 숲길로 이어지다가 가파른 나무 데크도 지난다. 길섶에 파란색의 닭의장풀이 여기저기에서 반기고 곧 1봉이 얼굴을 드러내는데 아쉽게도 조망이 없다. 그러나 2봉을 향해 걷는 도중 우측으로 멋진 조망터가 터진다. 여수의 '꽃섬'이라 불리는 하화도와 그 맞은편 상화도에 이어 정면으로 고흥반도와 멀리 외나로도가 보인다. 

 

조망이 별로 없는 1봉


또한 공룡발자국으로 유명한 사도, 추도, 낭도와 조발도, 둔병도 등 섬들과 화양조화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팔영대교의 주탑이 아름답게 서 있다. 그 너머로 여자도도 보인다. 고흥반도로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고 싶다면 이곳이 최고의 포인트 같다.

 

2봉으로 가는 도중 우측 전망대에서 바라본 여수의 섬들(상화도, 낭도, 사도, 추도 등)


2봉 정상의 풍광도 압권이다. 2봉 정상에서는 일레븐브릿지 중 앞으로 이어질 제도, 개도, 월호도, 화태대교와 그 사이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리고 그 너머 향일암이 있는 돌산반도 끝과 금오도가 보인다. 돌산반도 위로 힘차게 떠 오르는 해돋이를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여수의 섬들과 산들을 많이 다녀왔지만 오늘처럼 여수 앞바다의 많은 섬들을 본 적이 없다.

 

 2봉에서 바라본 여수의 섬들(제도, 자봉도, 월호도, 화태도, 금오도 등)


이어 도착한 3봉(사유지이나 오르거나, 우회 가능)은 조망이 없다. 이제 하산길로 접어들어 20여분 진행하다 보니, 백야사거리로 가는 길과 생태탐방로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쯤해서 산행을 마감하고 싶다면 백야사거리 방향으로 하산하여 차를 둔 곳으로 가면된다.

 

생태탐방로를 따라 쭉 내려오니 전망대와 몽돌밭이 표기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다. 이곳에서 몽돌밭 방향으로 조금 직진해 해변으로 내려서면 둥그런 몽돌을 정리해 놓은 듯한 해변에 도착한다. 그리 큰 규모의 몽돌해변은 아니지만 파도에 차르르 차르르 몽돌 구르는 소리를 벗 삼아 앞바다 건너 떠 있는 제도와  하화도를 보노라면 마음이 맑아오는 듯하다.    

 

백야도 몽돌밭

 

이어 다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컴백하여 직진하면 신기마을로 가는 생태탐방로다. 고저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인 데가 나무 데크도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중간중간 하화도와 상화도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잠시 쉬었다가 가도 좋다. 가을 야생화 은꿩의다리도 반갑게 맞이한다. 

 

가을 야생화 '은꿩의다리'


우거진 숲길을 따라 호젓하게 쭉 걸으니 바닷가 신기마을이다. 신기마을에는 몇몇 펜션과 카페가 있는데 잔돌로 구성된 해변에서 고동류를 줍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선착장에는 차량을 가지고 온 낚시객들로 매우 분주하다.

 

신기마을에서 화백리 가는 길

 

등대 주변·몽돌해변도 볼만, 최근 개장한 핫 플레이스 카페는 덤 

 

신기마을에서 백화대교 입구인 화백리를 가려면 차도를 따라갈 수도 있지만 산기슭을 따라 오른쪽으로 난 시멘트 길을 이용하기로 한다. 승용차 한 대가 거뜬히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인데 지금의 해안도로가 나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다녔던 길로 여겨진다. 전망은 좋으나 폐가들이 눈에 많이 띈다. 화백마을을 조금 지나니 곧 백야대교 입구다.

 

백야대교 입구에 최근 개장한 카페 마애 입구


백야대교 입구 언덕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 서너 곳이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자리 잡고 있는데 유독 한 곳에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넘친다. 카페로 내려가 봤더니 전국에서 찾아온 젊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오션뷰 카페로 기존 카페의 개념을 탈피해 외부는 마치 공연장에 와서 커피를 마시는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마애 외부 


내부는 바닷가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통유리로 구성되어 있고 자연석을 절개해 옮겨다 놓은 듯한 차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자유롭게 좌석을 배치하여 젊은 취향을 저격했다. 백야도의 명물은 물론 여수 여행에서도 찾고픈 명소로 떠오를 것 같은 예감이다.

 

1928년 12월 10일 처음 불을 밝힌 백야도 등대


이제 차를 회수하여 백야도 등대로 향한다. 십 오육 년 전쯤 향일암에 오면서 와 봤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당시에는 등대만 오뚝이 솟아 있고 주변이 한적했는데 언제 들어섰는지 해양경찰청 여수연안해상교통관제센터가 등대 앞에 서 있다. 이 등대는 1928년 12월 10일 처음으로 불을 밝힌 이래 80년 이상을 한결같이 여수~나로도~거문도를 오고 가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등대 아래 해변 데크


등대 주변으로 빈 공터가 없어 조금 답답한 맛이 있다. 그러나 등대 옆 소롯길을 따라 해변으로 내려서니 새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시원한 전망대에는 한적함을 즐기는 연인들과 낚싯대를 펼쳐놓고 세월만 낚는 사람도 있다.

 

우아하게 핀 맥문동


다시 등대 입구로 원점 회귀하려는데 소롯길에 핀 맥문동이 마치 귀부인의 옷차림에서나 볼 수 있는 우아한 퍼플색을 뽐내고 있다. 2028년 일레븐브릿지가 완공되면 백야도에서 제도를 오가는 수많은 차량들의 소리로 이곳은 시끄러워질 것이다. 문명의 이기가 장차 이 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1) 위 치

   o 전남 여수시 화정면 백야리

 

2) 가는 방법

   o 승용차, 또는 여수 시내버스  28번

     -백야항 관광안내소 : 061)684-1236

 

3) 섬에서 즐기기 (트레킹, 낚시)

   o 트레킹 코스

    - 백호산 등산+생태탐방로 : 등산로 입구→제1·2·3봉→생태탐방로삼거리→몽돌밭→전망대삼거리

       →신기선착장 삼거리→백야대교 입구→등산로 입구(약 8km, 4시간 소요)

 

   o 백야도 등대 : 등대 및 아래 해변 탐방

 

4) 추천사이트 : 여수시 홈페이지 : https://www.yeosu.go.kr/tour/information/trafficinfo/traffic/ship

                                        여수시 문화관광 : https://www.yeosu.go.kr/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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