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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외연항로 운항 감축에, 발 묶인 외연도 주민들

여객선사, "승객 감소와 유류·인건비 인상 등 경영 악화로 감축 불가피"
대산해수청, "충남도·보령시와 대안 찾기에 골몰"..11월 항로단절 우려

김채경 기자 | 기사입력 2022/09/05 [11:47]

대천~외연항로 운항 감축에, 발 묶인 외연도 주민들

여객선사, "승객 감소와 유류·인건비 인상 등 경영 악화로 감축 불가피"
대산해수청, "충남도·보령시와 대안 찾기에 골몰"..11월 항로단절 우려

김채경 기자 | 입력 : 2022/09/05 [11:47]

대천항~외연도를 오가는 신한해운의 웨스트프론티어호/본지DB


대천항~외연도 항로를 운항하던 여객선이 최근 운항을 감축하면서 충남 보령시 외연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5일 해양수산부 대산지방해양수산청과 신한해운에 따르면 대천항~외연도(호도·녹도 경유)를 오가는 여객선 웨스트프런티어호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8월 23일부터 하루 2편에서 1편으로 운항을 감축했다. 

 

이로 인해 예전에는 외연도에서 오전 배를 타고 보령시로 나와 일을 본 후 오후 배로 다시 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일일생활권’이 가능했으나, 여객선 운항 감축으로 일일생활권 보장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신한해운은 2018년부터 대천항에서 51㎞ 떨어진 외연도 주민과 관광객, 공공기관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웨스트프런티어호의 운항 횟수를 하루 1편에서 2편으로 늘렸다. 

 

오전 8시와 오후 2시 각각 출항한 여객선은 호도와 녹도를 들러 외연도에 도착한 뒤 다시 대천항으로 돌아오는 구간을 운항했다. 

 

그러나 신한해운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승객 감소와 유류·인건비 인상, 물가 상승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대천항~외연도 항로의 감축 운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연도항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 승객들/본지DB


신한해운 관계자는 "코로나로 여객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섬 주민의 일일생활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정부가 보조금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더 이상 선사를 운영할 여력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정부와 충남도·보령시는 지난해까지 일일생활권 보장과 적자운항 보전 등 두 가지 명목으로 연간 3억원의 예산을 신한해운에 지원했다. 일일생활권 노선을 오가는 항로 지원 명목으로 대산해수청과 지자체가 각각 7500만원씩 1억5000만원, 적자 보전 명목(최대 70%)으로 해수부가 1억5000만원을 부담했다.

 

올해부턴 ‘두 가지 항목 중 하나만 지원한다’는 해수부 변경 지침에 따라 일일생활권 명목으로 1억5000만원만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수부 예산 지원은 총 2억25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해수부는 두 항목이 유사하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해운은 그나마 현재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2편을 운항하고 있지만 적자가 누적되면 11월부터 대천항~외연도 노선 운항을 아예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산해수청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정부의 방침이 바뀌어 추가 예산지원은 어렵다”며 "삭감된 1억5000만원에 대해서는 충남도와 보령시가 분담하는 안을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만약 지자체가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사가 현재의 항로단절을 선언한다면 해수부는 공모를 통해 대체 선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해운이 항로단절 선언 후 이를 대체할 선사가 조기에 공모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당장 외연도 주민들과 관광객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안성빈 외연도리 이장은 한국섬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와 충남도, 보령시 그리고 선사가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여 섬 주민들에게 진정한 이동권을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하루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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