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열풍 '오징어게임' 촬영지..옹진 선갑도는 어떤 섬?주상절리 아름다운 섬이나, 정기 여객선 없어 '관광 쉽지 않아'
|
![]() 항공에서 바라본 선갑도 원경/사진=옹진군 |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섬이 어느 곳인지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에서 참가자들은 항구에서 승합차에 실린 채 선박을 타고 이동한다.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섬은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있는 선갑도다. 1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마친 뒤, 천장이 닫히면서 선갑도의 전경을 보여준다. 실제 촬영은 선갑도가 아니라 육지 세트장에서 진행했다.
섬 전체가 산에 가깝고 'C' 자형으로 바다를 안고 있는 형태가 독특하다. 선갑도는 선갑산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해발 352m의 선갑산은 인근 섬에서 가장 높다. 그만큼 섬 정상으로 가는 도중 내려다보는 풍광도 절경이다.
인천섬유산연구소에 의하면 선갑도에 발달된 주상절리는 제주도 지삿개 해안, 철원과 연천의 한탄강 주변의 절리, 경주 양남 해안가에 발달된 현무암에 발달된 주상절리와 달리, 응회암에 발달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 선갑도 서쪽해안의 응회암 주상절리/사진=인천섬유산연구소 |
우리나라에서 응회암에 발달된 주상절리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의 서석대, 입석대 등에 발달되어 있다. 선갑(仙甲)이란 섬 이름은 신선 선(仙)자와 갑옷 갑(甲)자로 섬 모양이 선녀가 갑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갑옷은 주상절리의 모양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섬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구역은 아니지만 외부인 방문은 쉽지 않다.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근 굴업도와 더불어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며 인터넷상에서 여행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인근 낚싯배 등을 타고 섬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선갑도는 태안항에서 가깝고, 주변에는 낚싯배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다.
선갑도는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인섬으로, 실미도보다 먼저 특수첩보부대원의 훈련소가 있었으나 미군 부대장이 뱀에 물려 사망함에 따라 폐쇄됐다. 1992년 정부 핵폐기장 후보지로 검토되면서 섬을 공동 소유하고 있던 승봉도 주민 35명으로부터 국가(과학기술부)가 매입했다. 그러나 추진이 어렵게 되자 1996년 한국해양연구원에 매각했고, 2007년 ㈜S공영에 다시 매각돼 현재는 섬 관리인이 살고 있는 유인섬이 됐다.
그간 선갑도는 개발과 관련해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선갑도 앞바다 바닷모래 채취를 두고 골재업자와 시민단체 등이 오랜 기간 갈등을 겪었다. 최근에는 인천이 대체 쓰레기 매립지를 찾다가 매립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선갑도를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선박이 없어 관광을 하기엔 쉽지 않다"며 "주변 어민들이 아니면 익숙하지 않은 섬이어서 무인도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선갑도는 개인 사유지인 데다 4명이 전입신고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섬 내에 배선이 없어 자가발전 등을 이용해야 하는 등 실제 장기간 거주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