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짜 삼천포로 빠진다
서울의 날씨는 올들어 가장 낮다는 영하 3도라고 한다. 여성 기상캐스터는 한라산에도 눈이 10cm 정도 쌓였다고 한다. 오전 9시쯤, 사천대교를 지난다. 목적지는 삼천포항. 어릴적 친구들과 무슨 놀이를 하고 놀다가, 자칫 실수를 저지르는 친구에게 ’넌,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냐?.“ 며 핀잔을 주던, 그 삼천포엘 오늘 처음이다.
”지가 선장인데요, 트레킹하는 분들 태우면 안 되는데 내가 눈감아 주는 겁니데이. 동네 사람들 알면 섬을 못 나올 수도 있으니, 절대 마을로는 들어가지 말고 사람 접촉도 피해야 합니데이. 글고, 선내에 계시지 말고 2층으로 올라가 거리두기를 하셔야 함니데이. 알았지예.”
선착장을 출발한 새신수호는 배로 힘차게 바다 표면을 밀며 10여 분 만에, 하얀등대와 붉은등대가 장승 역할을 하고 있는 신수항에 다다른다.
척박한 땅속에서 희망을 일구고 사는 사람들
배에서 내리니 신수도를 안내하는 안내판들이 수인사를 건넨다. 마을 경로당과 교회, 신수 분교가 있는 신수본동이다. 오늘 둘레길 길이는 9.2km 정도. 좌측으로 출발하여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인데 난이도로 보면 중하에 속한다.
아우토반처럼 잘 닦아진 해안도로를 따라 진끝, 작은논골, 큰논골을 지나는데 방조제 벽에 바다 건너편 연태산에서 대망산으로 이어지는 남해 창선도 종주능선과 함게 사천팔경이 그려져 있다.
마을 입구 캠핑장은 코로나로 폐쇄되어 있고, 뒤편 방조제 너머로는 몽돌해변이 있는데 이 해변은 우측 죽방렴이 있는 길을 따라 대왕가산(93m)을 돌아내려 오면 다시 만나게 된다. 작은 대구마을의 슈퍼마켓은 심장이 식은 지 오랜 듯, 빈 술병만 쌓여 있고 닫힌 창문 옆으론 멸치잡이 제철에 죽방염에서 갓 잡아 온 멸치를 삶은 솥단지와 이를 말린 채들이 가지런히 갈무리되어 있다.
대구마을에서 대왕가산의 기슭을 도는 둘레길은 낙엽이 수북이 쌓인 곳이 많지만 짙푸른 편백나무 숲이 그늘이 제 몸에서 간직한 피톤치드를 내어주어 마음은 상쾌하다. 대왕가산을 돌아 다시 돌아온 몽돌해변. 바다 저편엔 사량도와 그 우측으로 수오도, 두미도, 그 너머 욕지도가 보인다. 조만간 수인사를 나눠야 할 나의 연인들이다.
이어 잘푼여 삼거리 가는 길. 여전히 우측 멀리 연꽃처럼 떠 있는 사량도 등 통영의 섬들이 조망된다. 삼거리에서 잘푼여산으로 도중에는 구절초가 마치 봉분에 꽃처럼 핀 무덤도 보인다.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한 사람이라 생각이 든다. 산 아래 적동색 바위지대로 내려서, 우측의 잘푼여섬과 좌측의 작은잘푸여섬 그리고 가운데 저 멀리 수우도와 두미도를 조망한다. 이곳은 강희진 작가의 소설 ‘올빼미 무덤’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소설 속의 무대이기도 한 ‘잘푼여섬’
신수본동에 도착하여, 삼천포초등하교 신수분교를 둘러보고 도선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 40분. 들어올 때와 똑같은 배인 새신수호를 타고 삼천포로 향하는데 오전과는 달리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옷깃을 한껏 추켜세운다.
1) 신수도 명품길 트레킹 코스 : 9.2km(약 4시간 소요)
신수도 트레킹 코스는 '신수도 도선장 → 대구마을 → 대왕기산(93.4m) → 몽돌해변 → 왕가산(82.6m) → 잘푸여산(62.7m) → 일주도로 → 조망처(정자) → 신수도 도선장' 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이고, 거리는 약 9.2km, 산행 시간은 약 4시간(이동 3시간 30분+점심 20분 포함).
2) 가는 방법 o 새신수도호 삼천포항 → 장봉도 07 : 10 ~ 18 : 10 1시간 간격 신수도 선착장 → 삼목 07 : 00 ~ 18 : 00 1시간 간격
3) 신수도 즐기는 법 o 둘레길 트레킹 o 자전거 라이딩
4) 가기에 좋은 계절 o 늦가을, 겨울, 초봄 (둘레길 전체 구간 중 햇빛을 막아줄 구간이 많지 않음)
5) 추천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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