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는 한자로 황금(金) 자라(鰲)의 섬이다. 모양새가 자라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돌산이 가장 컸으나 돌산이 연육 되는 바람에, 여수 앞바다의 대장 섬으로 등극했다. 금오열도라는 이름으로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을 휘하에 두고 있다.
이러한 금오도는 고종황제가 명례궁에 하사하여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1855년 출입금지가 해제되면서 포수들 몇 명이 짐승들을 사냥하러 첫발을 내디딘 이후, 차츰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오늘날의 금오도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오도는 섬이지만 고기잡이보다는 농사를 지어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농산물로는 쌀·보리를 비롯하여 콩·고구마·고추·마늘 등이 생산되지만 지리적 특성상 고구마가 주산물이었다. 어업이 뒷받침되지 않은 탓에 섬사람들의 삶은 늘 신산스러웠다. 가난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해 준 것이 바로 방풍나물이다.
#남해안이 빚어낸 최고의 해안 트레일, 비렁길
한적한 섬이었던 금오도를 세상 속으로 끌어들인 것은 비렁길이다. '비렁'은 순우리말인 '벼랑'의 여수지역 사투리로 해안절벽과 해안단구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다. 또한 그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자연스레 이어 주기도 하고, 농투성이들은 지게로 등짐을 지고 다니고, 어린아이들은 그 길로 등교를 하고, 사람이 죽으면 부고장을 돌리는 그런 길이었다. 이 길은 원시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어 혈의 누(2005), 인어공주(2004),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등 5편의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자연 속에 은둔해있던 이 길은 제주도 올레길 조성으로 전국에 걷기 열풍이 시작되면서 어린 동백꽃의 말간 모습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민다. 2010년 비렁길이 조성되자마자 빼어난 풍광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매년 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트레일로 자리 매김했다.
금오도는 강태공들에게도 이름난 곳이다. 인근 해안이 우리나라 최대의 감성돔 산란장소여서 전국의 돔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낚시하는 사람 치고 금오도를 가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금오도 비렁길을 걷다 보면 돌출된 바위마다 낚싯대를 바다에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트레킹과 산행, 라이딩, 낚시에 이어 요즘은 요트 관광까지, 누가 뭐래도 금오도는 여수 밤바다와 더불어 ‘낭만 여수’를 지탱하는 큰 축이 되었다.
# 금오도 비렁길 코스
□ 1코스 :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타→신선대→두포(5.0km)〉 2시간
그다음은 미역널방, 이곳은 예전 미역을 따와 널던 곳이라는데 발끝으로 내려다보는 비경이 숨이 막힐 정도로 웅장하다. 나무 펜스 너머로 고개를 내밀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벼랑이다. 찬연한 바다는 일망무제로 번뜩이고 오른쪽에서 그 바다를 가로지르다 자맥질한 산줄기가 아스라이 보인다.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있는 봉래산이다.
이어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전설이 살아 있는 송광사 절터에 이른다. 지눌은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 국사전에, 다른 한 마리는 고흥 금산 송광암에, 마지막 한 마리는 금오도 송광사 절터로 날아왔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섬 지역 특유의 장례풍습을 엿볼 수 있는 초분에 이어 경치가 아름다워 “신선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 오는 신선대에 다다른다. 비렁길 1코스는 숲 속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생을 접할 수 있는 자연 학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렁길의 처음과 끝은 항상 마을과 잇대어 있다. 마을에는 식당이 있어 금오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방풍 자장면, 방풍 서대회무침, 방풍해물파전 등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여파로 관광객이 훌쩍 줄어든 요즘은 문을 닫는 곳이 많아, 특히 평일에 트레킹을 할 경우 미리 식당에 연락하여 영업 여부를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 2코스 : 두포 → 굴등전망대 → 촛대바위 → 직포(3.5km)〉 1시간 30분
출발점 두포는 금오도에 처음으로 사람이 들어와 살았다 하여 첫개, 초포로도 불린다. 두포에서 1.7km 정도 가다 보면 바다전망이 일품인 굴등전망대가 나온다. 굴등은 절벽 위에 형성된 독특한 마을이다. 낮의 바다 조망도 일품이지만 밤에 하늘의 달빛과 별빛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3코스는 직포 해변에서 메숲진 동백 숲을 뚫고 오르는 데크길로부터 시작된다. 이 구간은 등산에 버금갈 만큼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다. 아찔한 절벽을 따라 길이 형성되어 있다는 얘기인데 해안단구의 기암괴석과 에메랄드빛 해안 길이 비렁길의 진수를 보여준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 구간만을 트레킹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뾰족이 솟은 봉우리의 9부까지 올라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오르내린다. 흰 포말이 몰아치는 바다와 인접한 절벽의 끝자락마다 바다와 씨름하고 있는 강태공들이 조망된다. 급기야 매봉전망대다. 정면은 아스라한 바다요, 우측엔 금오열도의 한 가족인 연도(소리도)가 바다를 향해 헤엄쳐가는 듯한 모습이다.
□ 4코스 : 학동 →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동전망대 → 심포(3.2km)〉 1시간 30분
말발굽 모양으로 크게 형성된 심포 포구를 따라 시멘트 길을 걷는다. 망산(343m) 기슭을 따라 한동안 이어지는 시멘트 길은 막개전망대 이르기 전 자연스러운 트레일로 바뀐다. 돌담의 흔적으로 보아 군데군데 사람이 살았던 곳 같은데 폐허가 되었다.
막개전망대에서 너덜지대를 지나면 숲구지전망대가 나온다. 바다 건너로는 안도의 서고지 마을이 조망된다. 이어 장지마을이 가까워지면서 금오도와 안도를 연결하는 안도대교가 보인다. 그림 같은 풍경이다.
사실 금오도는 여의도의 10.5배로 해안선의 길이가 64.5㎞에 이르며 섬 안에 6개의 선착장이 있는 큰 섬이다. 따라서 트레킹이나 등산, 라이딩을 통해 제대로 만끽하려면 최소 1박 2일로 다녀와야 하는 섬이다. 여기에 안도까지 포함한다면 2박 3일은 잡아야 한다.
1. 위 치 o 전남 여수시 남면
2. 가는 방법 1) 여수 연안여객선터미널(전남 여수시 여객선터미널길 17) - 여수→금오도 여천/우학 : 하절 06:20,14:30/동절 06:20,14:00 - 금오도 여천→여수 : 하절 08:55,17:15/동절 08:55,16:45 - 금오도 우학→여수 : 하절 08:35,16:55/동절 08:55, 16:25 ☎문의 : 한림해운 061)666-8092 *하절기:4.15~9.14/동절기:9.15~4.14 -------------------------------------------------------- - 여수→함구미 : 하절 06:10,09 :50(주말),14:50/동절 06:10,09:50(주말),14:20 - 함구미→여수 : 하절 07:45,11;10(주말) 16:45/동절 07:45,11:10(주말),16:05 ☎문의 신아해운 061)665-0011 *하절기:4.1~9.30/동절기:10.1~3.31
2) 돌산 신기항(전남 여수시 돌산읍 신기길 90) - 신기→금오도 여천 : 하절 07:45,09:10,10:30,12:00,14:30,16:00,18:00 동절 07:45,09:10,10:30,12:00,14:00,15:50,17:00 - 금오도 여천→신기 : 하절 08:20,09:40,11:00,13:10,15:00,16:30,18:30 동절 08:20,09:40,11:00,13:00,14:30,16:20,17:30 ☎문의 : 한림해운 061)666-8092 *하절기:4.15~9.14/동절기 9.15~4.14
- 백야→함구미→직포 : 동·하계 11;00,14:20 - 백야↔함구미 : 동·하계 07:20,09:05(백야 출), 08:10,09:55(함구미 출) - 직포→함구미→백야 : 동·하계 12:20,16:00 ☎문의 : 신아해운 061)665-6565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라이딩, 폐교 캠핑, 낚시 o 등산코스 - 매봉산등산로:함구미(유송리)~매봉산(381m)~문바위~옥녀봉~검바위(우학리) ▷거리 11.88km/4시간 30분 소요 - 망산등산로 : 심포(심장리)~장지(심장리) ▷거리 3.9km/1시간 30분 소요 o 비렁길 코스 - 1코스(함구미항) ~5코스(장지항) ▷거리 18.5km/8시간 30분) - 통상 구간을 끊어서 2회에 걸쳐 완주하는 경우가 많음 o 캠핑장 이용시 - 시공간(여수시 남면 골고지길 105) ☎문의 : 010-8654-1585 - 금오도 캠핑장(여수시 남면 대유길 36-2) ☎문의 : 010-7190-1944 *금오도는 섬 전체가 국립공원지역으로 지정되어 해변이나 비렁길 데크에서 비박 불가 o 요트 이용시 - 펀오션 ☎문의 : 010-4945-4081
4. 금오도 내 교통안내 o 남면택시 : (061)666-2651-2 (010-8614-2651) o 남면버스 : (061)665-9555 (010-6314-9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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