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101)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자취 서린...여수 장도와 묘도영화 '노량'에서의 실감 났던 그 전투 현장
조명연합군과 왜군 사이의 최대 격전지, 왜교성(倭橋城) 전투
순청왜교성(順天倭橋城)은 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성리 산 1번지에 위치한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71호로, 전라도 지방에 남아 있는 유일한 왜성이다. 1597년 9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왜기공도권은 명나라의 한 종군 화가가 자신이 직접 본 전쟁 장면을 두루마리에 묘사한 그림이다. 화가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명나라 지원군의 육군장수 유정의 부하로 추정되고 있다.
정왜기공도권에 의하면, 순천왜교성의 성곽 구조는 본성과 외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성에는 별도의 내성이 있다. 내성과 본성의 성벽은 각각 2겹으로 축조되어 있고, 외성은 1겹으로 축조되어 있다. 현재 성곽 내에는 망루인 천수기단(天守基壇)과 출입문인 문지(門址), 해자 등의 주요 건물지가 남아 있어, 성곽 축조 당시의 상황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여수 장도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조선수군
난중일기에 의하면 완도 고금도를 출발한 이순신과 진린의 조명연합수군은 1598년 7월 24일 절이도(고흥 거금도) 해전에서 왜군을 상대로 승리한 후, 9월 15일 나로도를 거쳐 18일 여수 돌산 방답진에 도착한다. 그리고 20일 묘도로 진출해 조명연합수군과 합세, 왜교성의 유키나가와 그 잔당들을 상대로 토벌 작전을 펼친다.
순천왜교성 터에서 내비게이션을 찍어보니 장도(율촌장도공원)까지의 거리가 3.0km 남짓이다. 여수시 율촌면 율촌산업단지 내에 있는 장도는 지금은 섬이 아니다. 섬의 절반가량을 절개한 후 바다를 메워 율촌산단을 조성했다. 그리고 일부는 율촌장도공원으로 조성되어 파크골프장이 들어서 있다. 파크골프장 뒤로 솟아있는 봉우리를 통해 옛 장도의 모습을 그려볼 뿐이다.
조명연합수군의 뜨거운 결의를 기억하고 있는, 여수 묘도
율촌에서 묘도를 가려면 총연장 2260m의 이순신대교나 묘도대교를 건너야 한다. 이순신대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탑(270m)에 세계 최고의 초강도 케이블을 끌어당겨 교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교량은 국내 기술진이 순수 국산 자재와 장비, 기술로 시공한 국내 최고, 세계 4위의 현수교이다.
묘도 이순신대교 홍보관 아래에는 조명기념원(朝明紀念圓)이 자리 잡고 있다. 묘도는 임진왜란 막바지인 1598년 9월 하순부터 11월 19일 노량해전이 벌어지기까지 약 2개월간에 걸친 조명연합수군이 진을 쳤던 곳이다.
조명기념원은 당시 묘도에 주둔했던 조명연합군의 뜨거운 결의를 기억하기 위해 2023년 여수시가 조성했다. 영화 노량의 영향 때문인지 몇몇 관람객들이 이순신과 진린, 송희립과, 등자룡의 동상을 찾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병풍처럼 둘러친 콘크리트 외벽에는 정왜기공도권 등을 바탕으로 정유재란, 노량해전, 순천왜교성 등과 관련된 역사가 그림과 글로 새겨져 있어, 한 편의 기록영화를 보는 듯하다.
묘도 봉화산 봉수대는 조명연합수군의 ’레이더 기지‘
기념원에서 광양포 가는 길로 올라오면 좌측으로 봉화산 전망대 오르는 길이 나온다. 전망대까지는 850m 비탈길로, 승용차 두 대는 비켜 갈 수 있다. 조금 오르면 차를 5대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나온다.
7년 전쟁의 종결 '노량해전'...전방급 신물언아사(戰方急 愼勿言我死)
순천왜교성에서 조명연합수군에게 퇴로를 차단당한 유키나가 부대는 사천과 남해 등지에서 일본으로 철군을 준비 중인 왜군에게 가까스로 원병을 요청한다.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는 사천, 남해의 왜군들과 합세하여 유키나가 군을 구원하기로 마음먹고 11월 18일 밤 노량해협을 통과하기로 한다. 왜교성에서 오는 왜군과 자신들이 협공하면 조명연합군을 위기에 빠뜨릴 것으로 판단했다.
요시히로는 군선 50척으로 퇴각했고, 유키나가는 밤새 이어진 양군의 교전을 틈타 묘도의 서쪽 관문을 통과해 남해 평산보를 거쳐 일본으로 도주했다.
양진형 기자 news@kislan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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