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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가승인 섬 통계 DB 구축하자

양진형 기자 | 기사입력 2023/06/05 [08:10]

[칼럼] 국가승인 섬 통계 DB 구축하자

양진형 기자 | 입력 : 2023/06/05 [08:10]

섬은 주민 삶의 터전이자 국민의 관광지다. 최근에는 해양주권 수호 및 해양자원 확보,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처럼 중요한 섬이지만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섬 관련 실태조사와 더불어 국가승인 섬 통계 DB 구축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섬이 없도록 하려면 섬 통계 자료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섬 지역 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로 무인섬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새로운 섬 통계를 발표했다. 주관 부처인 국토교통성 국토지리원은 지난 2월 28일 기준으로, 일본의 섬은 총 1만4125개라고 밝혔다. 이 중 유인섬은 416개이고, 무인섬은 1만3705개이다. 과거보다 무인섬의 개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일본 섬의 총개수는 1987년 해상보안청이 조사한 6852개였다.

 

국토지리원은 섬의 개수가 많이 증가한 사유에 대해 측량기술의 발전에 따라 지도 표현의 정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조에도 수면 위로 떠 있는 섬 중 해안선 100m 이상인 섬을 컴퓨터로 자동 계측해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일본의 섬 통계 DB에는 각 섬의 개요, 인구·세대수·인구동태, 의료시설·의료종사자 등 현황, 일반폐기물 처리상황 등 18개 항목이 있다.

 

일본은 섬에 대한 통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통계는 각 부처가 발표하는 백서를 작성할 때 공식 표준으로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섬 통계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의 섬 관리·지원 업무는 유인섬의 경우 ‘섬 발전 촉진’에 따라 행정안전부, 무인섬은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각각 담당한다. 그 외 섬 특성에 따라 관련 법률과 주관 부처가 정해진다.

 

현재 국내 섬은 3382개이며 이 중 유인섬은 464개(2021년 12월 말 기준), 무인섬은 2918개(2020년 12월 말 기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인섬은 ‘무인도서의 보전 및관리에 관한 법률’ 제29조(무인도서 현황 등의 보고)에서 무인섬 현황 보고를 법률상으로 고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군·구에서는 매년 2월 말까지 무인도서 증감 현황과 개발사업 계획 현황 등을 해양수산부에 보고한다. 또한 동법 제9조(실태조사)에 따라 무인섬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를 10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인섬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섬 발전 촉진법’은 통계 작성 대상 및 작성 시기 등과 같은 통계 작성의 세부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통계 자료 제출이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 또한 동법에는 ‘섬이란 만조 시에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이라 규정하고 있지만, 크기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

 

이렇다 보니 신뢰성 있는 섬 전체 통계 구축이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정책·입법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섬 인구를 전망한 연구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우리나라 섬 인구는 18.1% 줄어 유인섬 20개가 무인섬화 될 것이라고 한다. 섬 지역의 소멸은 국가의 영역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섬 지역의 관리와 지원을 위해서 국가승인 섬 통계 DB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 상기 내용은 6. 4일자 '브릿지경제' 신문[브릿지 칼럼]에 게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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