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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⑧ 문갑도 새우젓 독공장

글/사진 김용구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기사입력 2023/11/09 [09:13]

[김용구 박사의-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⑧ 문갑도 새우젓 독공장

글/사진 김용구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 입력 : 2023/11/09 [09:13]

"문갑도와 선갑도, 각흘도 주변에서 새우가 무척 많이 잡혔거든. 물론 소야도와 이작도, 문갑도 사이를 반도골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민어를 많이 잡았지. 당시 범선이 아침에 나가 오후에 새우를 가득 싣고 들어오면 즉시 소금에 절여 탱크(새우젓을 보관하는 창고)에 보관하거나, 쪄서 말리기도 했어.” (김진규 문갑도 마을발전위원장)

 

문갑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해 덕적도에서 내려 여객선(나래호)을 갈아타고 가야 한다. 정류재란 이후 강릉 김씨 김명립(金命立)과 아우 명리(命理) 두 형제가 경기도 김포 마송리로부터 소야도와 문갑도로 이주해 왔다는 기록이 있다.

 

문갑도는 2010년 ‘토탈 디자인 빌리지 사업’으로 돌담을 쌓고 마을입구에 호수공원 등을 조성했다. 2014년 경관협정 지원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주민들 스스로 ‘자구리(벤뎅이와 비슷하며 맛은 전어 맛이 난다. 전어보다 가시가 연하고 맛이 좋다)’라는 물고기를 소재로 ‘자구리 축제’를 열기도 했다.

 

문갑도 돌담마을/사진=김용구 박사


새우가 많이 잡힌 '문갑도'...1948년 경 피난민들이 새우젓 독 공장 설립

 

문갑도에서 새우가 많이 잡히면서 새우젓을 담글 새우젓 독(항아리)가 필요해지자 1948년 경 북한에서 월남한 피난민들이 한월리 해변에 새우젓 독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독을 만드는 흙은 충남 서산군 및 아산군에서 싣고 와서 물과 혼합해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새우젓 독공장(대표 남주관)에는 인부 10~20여명 정도 있었으며 대부분 옹기장인들이었다고 한다.

 

현재 천주교성당 문갑공소에도 독공장이 있었는데 ‘앞마을 공장’이라 불렀다.

 

문갑도 어민들은 겨울철 북서풍(높하늬바람)을 타고 충남 당진·서산·홍성 등지를 내왕하면서 새우젓을 팔았다.

 

쌀, 잡곡 등과 물물교환도 이뤄졌다. 평택·아산·줄포 등 큰 포구에서는 객주가 상인으로부터 새우젓을 모아서 도매로 넘기거나 새우젓을 등짐을 지고 다니면서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고 한다.

 

문갑도에서 생산된 새우젓 독은 충남 서산 둔포, 인천 화수동, 하인천 북성동에 판매했다.

 

“어른들 말씀에 따르면 지리를 잘 몰라 ‘얼마만큼 가야 합니까?’ 물어보면 ‘좀만 가면 돼’라고 해서 가다 보면 하루 종일 걸어간 적도 있다고 해. 1960년대는 배에 20드럼 정도 새우젓을 싣고 인천에 있는 상회에 직접 내다 팔기도 했대.” (임성민 전 문갑도 어촌계장)

 

한월리 새우젓 독가마 흔적/사진=김용구 박사


1950~1960년대 새우젓 덕분에 문갑도 어민들은 충남 사람들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필자가 문갑도를 처음 방문했을 때 문갑도 마을주민들 중에서 충청도 말씨(말끝에 ~씨유)를 많이 사용해 놀란 적이 있었다.

 

안강망조합 근무했던 김진규 현 문갑도 마을 발전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젓새우는 주로 안강망으로 조업을 했다. 안강망 조업은 수해와 암해로 어구를 열고 닫으며, 조류에 의해 새우가 자루그물 속으로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수해는 대나무이고 암해는 참나무를 사용했는데 대부분이 수입한 것이었다.

 

1980년대 초부터는 쇠파이프로 만든 암해와 수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일신제강에서 생산해 안강망 수협에 공급했다. 1980년 중반에는 범퍼(행글라이더 이론에 따라 물이 들어오면 위는 뜨고 아래는 가라앉는)로 발전했다고 한다.

 

1960년대 후반 문갑도는 물론 울도 어장에서도 새우가 사라진다. 그리고 새우대표 어장인 만도리, 용유리, 강화도 어장은 한강의 오염원으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

 

그렇게 되자 옹진, 강화, 충청도 지역의 배들은 서남해안(전북, 전남)까지 장기 출가 어업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하던 1967년경에 문갑도에서 새우가 잡히지 않자 아버지 배를 타고 1년 정도 전라도까지 가서 새우를 잡은 기억도 있어.” (임성빈 문갑도 전어촌계장)

 

‘한월리 독공장’, 인천시 문화재로 지정 필요

 

한월리 독공장은 바탕흙도 없는 섬에서 운영된 유일한 가마터이다. 덕적도 주변 새우 생산과 젓갈공급의 변화를 덕적도 경제상활을 볼 수 있는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인천시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 정비했으면 한다. (덕적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2022)

 

김용준씨의 집/사진=김용구 박사

 

이 마을 출신 김용준 씨가 퇴직 후 고향 문갑도로 와 마을 박물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원래 이 집은 한때 ‘문갑도 기와집’으로 유명했던 집으로 안강망수협 초대 조합장이셨던 고 김광춘 어르신이 살았던 집이다.

 

문갑도 지역특산물인 벙구나물(엄나무)를 이용한 사업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현재 도서 특성화사업으로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 이 기사는 경기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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