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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섬택근무, 민간기업으로 확산됐으면

양진형 대표 | 기사입력 2023/11/27 [15:20]

[칼럼] 섬택근무, 민간기업으로 확산됐으면

양진형 대표 | 입력 : 2023/11/27 [15:20]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서울경제진흥원, 여수산단 입주기업협의체 등과 협약을 맺고, 이달부터 여수시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또한, 제주도는 원도심과 서귀포시 혁신도시, 함덕리 해안 도로변 등 3곳에 워케이션 공공오피스를 조성하고 있다.

 

남해의 외딴섬에서는 워케이션의 형태인 ‘섬택근무’가 이미 정착단계에 와있다. 경상남도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통영 두미도에서 2021년 5월, 전국 최초로 섬택근무 시대를 열었다. 사무실은 섬마을 유휴건물인 청년회관을 새롭게 단장해 ‘두미 스마트워크센터’라 이름 붙였다.

 

두미도는 경남의 최남단 지역에 위치해 배편이 많지 않은 작은 섬마을이지만 인터넷 등이 설치되어 있어 원격근무지로서 문제가 없었다. 또한 수려한 한려해상의 바다 경치를 고스란히 품고 있어, 아이디어 창출과 힐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의 근무지로 여겨졌다.

 

처음엔 경남도 일부 직원들과 중진공 직원들이 이 섬에서 팀 단위로 시범 근무에 들어갔는데 집중근무를 통한 아이디어 창출이 높다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러자 경남도는 2022년부터 도청 전 직원으로 대상으로 섬택근무제를 확대했다. 올해부터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섬택근무를 시행 중인데 연말까지 9개팀 30여명이 두미도 근무를 마칠 예정이다. 또한 중진공 직원들도 10월말 기준으로 33명이 두미도를 다녀갔다. 섬택근무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도도 높았다. 설문조사 결과 매우만족 72%, 만족 28%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입소문이 나면서 내년 섬택근무 희망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중진공과 협의해 부족한 업무용 데스크톱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두미도 협동조합과 협의해, 섬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을 줄 패키지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고상훈 두미도 북구마을 이장은 “인구 고령화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섬마을에 섬택근무로 젊은이들이 오가면서 활기가 돌고, 마을 식당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섬진흥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섬은 모두 3382개이며, 유인도는 464개이다. 이중 아직 연륙이 되지 않는 두미도와 같은 외딴섬은 369개에 달한다. 해양·산림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외딴 섬은 고립과 불편의 공간이다. 하지만 도시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자신을 성찰하기에 좋은 힐링의 장소이기도 하다. 섬의 파도와 맑은 하늘, 그리고 울창한 삼림과 새소리는 찾는 이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고 상상력을 일깨운다.

 

이러한 섬은 일과 휴식의 양립이 가능한 최적의 워케이션 장소라고 생각된다. 그동안의 섬택근무가 지자체와 공기업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대기업은 물론 일반 기업들까지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섬택근무가 직원들에게는 집중근무를 통한 아이디어 창출과 스트레스 해소에 기여하고, 섬마을에는 낡은 공간의 재활용과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브릿지경제'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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